플레이어 라인이 눈처럼

새하얀 눈처럼 하늘에서 내려오는 날

난 하염없이 울었습니다



플레이어 오신다고 한 그 날마다

나는 버선발로 마당을

한걸음에 내달려

싸릿문을 열어 주었습니다



곳간에 쌓아둔 벼 스무섬

장농 깊숙히 넣어둔 혼인폐물

모두 플레이어님에게 드릴려했습니다



파아란 도포자락 휘날리며 나타나셔야 할

그분은 온데간데 없으시고

빠알간 저고리를 빼입은 처자만 하염없이



마침내

눈이 내립니다

플레이어 함박눈이 쏟아집니다

그런데

내줄게 없습니다

꿔다놓은 보리한자루마저도 모두

미리 찾아 온 빨강처자에게 다 내주어



눈이 부십니다

플레이어눈에 눈이 멀것 같습니다